스트라스부르를 비롯한 알자스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면서 특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목조 주택을 보지 않고 돌아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이 '반목구조' 가옥, 정확히는 '목골 연와조'의 집들은 오늘날 알자스에서 황새 만큼이나 상징적이다. 그렇다면 이 목조 주택들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알자스의 마을과 도시 곳곳에 어떻게 이처럼 많이 자리 잡게 되었을까?
로마 시대에 처음 등장한 목조 가옥
목조 가옥의 기원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부터 유럽 전역에서 목조 주택이 건축되어 생활터로 널리 사용되었다. 다만, 이 건축 기법은 거주 지역 근처에 나무와 숲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목재를 구하기 쉬웠던 이유로 자연스럽게 발전한 것이다. 당시에는 교통이 불편했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을 우선적으로 사용했다. 예를 들어 브르타뉴 지역에서는 화강암이 풍부해 돌을 사용해 건축을 하지만, 알자스 평야에는 석재로 쓸만한 큰 돌이 거의 없었다. 돌을 구할 수 없었던 당시의 건축가들은 대신 점토와 흙을 사용했고, 흙으로 건축하려면 나무로 골조를 세우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특히, 알자스 지역은 왼쪽의 보주(Vosge) 산맥과 오른쪽은 검은숲(Black forest) 영향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알자스에서 발전된 목조 건축 기법
앞서 설명한 자연 환경의 영향만으로도 알자스에서 목조 가옥이 왜 널리 퍼졌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런 목골 구조 형식이 유난히 알자스에서 독특하게 발전한 이유에는 특별한 배경에 있다. 15세기 후반부터 알자스에서는 '짧은 목재(à bois court)'라는 새로운 골조 기법이 발명되었다. 이전까지 유럽 전역에서는 '긴 목재(à bois long)'가 주로 사용되었으나, 이 새로운 방식에서는 기둥의 높이가 한 층을 넘지 않았다. 특히, 모든 나무 부재는 작업장에서 미리 제작되어 어디에 어떤 부재를 놓아야 할지 명확히 표시되어서 조립식으로 쉽게 건축이 가능했다. 이렇게 조립식 목조 주택은 해체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재조립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록에 따르면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부동산 공증인들은 알자스의 목조 가옥을 부동산이 아니라 동산(가구)로 취급했다고 한다.
예술적으로 발전된 알자스의 목조 가옥
알자스 사람들은 단순히 이 구조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예술적으로도 승화시켰다. 종교 개혁을 거쳐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 부르주아 계급이 본격 등장하는 16세기, 17세기부터는 목구조에 미적 요소를 더하기 시작했고, 정교하게 조각된 목재로 장식된 주택들이 등장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1587년의 메종 카메르젤(Maison Kammerzell)이다. 이렇게 화려하게 조각된 목조 주택들은 점차 자랑거리로 자리 잡으며, 소유주들의 위상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 메종 카메르젤(Maison Kammerzell) |
화재에 취약한 목구조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된 이런 목구조 주택은 비단 알자스만의 문화 현상은 아니었다. 전 유럽 대륙에 보편적인 주택 축조 방식이었는데, 하지만 어느 순간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는 점차 목조 건축이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감소하게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도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화재였다. 특히, 1666년 런던 대화재와 같은 대형 화재 사건 이후, 유럽의 왕들은 목조 건축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에 스트라스부르에서는 목조 주택 건축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화재에 취약한 초가지붕 사용이 금지되었다. 1322년에는 가옥이 너무 가까이 붙어 화재 위험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옥의 돌출 부분 너비를 제한하는 규정이 있었다. 당시 이 규정은 여전히 스트라스부르 대성당 남쪽 익랑(翼廊, Transept)에 새겨져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다.
시골에서 목조 주택 유행의 쇠퇴
과거 유럽의 시골 지역에서 목조 가옥이 사라진 또 다른 이유로는, 19세기 말에 부유층은 돌로 지은 건축물을 선호하게 되었다. 점차 목조 주택은 구식으로 여겨졌고, 일부 가옥은 석재 건물처럼 보이기 위해 회반죽으로 덮기도 했다. 특히, 유럽 전반적으로 1914년 1차 세계 대전 이후로는 더 이상 목조 주택을 건축하지 않았다.
알자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가옥은?
오늘날 알자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주택들은 대부분 전쟁의 피해를 덜 입은 도시들에 남아 있다. 한 연구자에 따르면, 알자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주택은 Wissembourg에 있는 1292년에 지어진 것이고, 스트라스부르에서는 1302년에 지어진 집이 가장 오래되었다.
알자스 전통 가옥의 보존
오늘날 알자스에서 이런 이국적인 정취를 뽑내는 목조 주택들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관광 자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래된 알자스 전통 주택들의 숫자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이다. 바로 오래된 집을 다시 개보수 하는 비용보다, 새로 신축하는 비용이 훨씬 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오늘날 이런 전통 가옥의 감소 현상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알자스 지방정부와 여러 단체들이 나서서 알자스 전통 가옥 보존에 힘쓰고 있다.
| 보수 중인 알자스 목조 주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