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를 가르는 지역 열차 트렝 존(Train Jaune)

피레네-카탈라네(Pyrénées-Catalanes) 지역을 관통하는 ‘트렝 존’은 프랑스 남부 여행에서 손꼽히는 명물 노선이다. 빌프랑슈 베르네 레 방(Villefranche Vernet-les-Bains)에서 라투르 드 카롤 엉베이티그(Latour de Carol Enveitg)까지 이어지는 이 노선은 22개 마을과 촌락을 지나며, 그중 8곳은 정차역, 14곳은 요청 시 정차하는 ‘할트(haltes)’로 운영된다. 승객이 하차를 원하면 검표원에게 미리 알리거나 역에서 손짓을 하면 된다.



노선 선택과 주요 경유지

여행자는 세 가지 구간 중 원하는 코스를 예약할 수 있다.

  • 빌프랑슈 베르네 레 방 → 퐁 로뫼 오데이요(Font Romeu Odeillo)
  • 빌프랑슈 베르네 레 방 → 라투르 드 카롤 엉베이티그
  • 퐁 로뫼 오데이요 → 빌프랑슈 베르네 레 방


이 노선은 파르크 나튀렐 레지오날 데 피레네 카탈라네(Parc naturel régional des Pyrénées-Catalanes)를 통과하며, 고산 풍경과 역사적 구조물을 함께 만난다. 특히 ‘퐁 뒤 세주르네(Pont du Séjourné)’와 ‘퐁 카사뉴(Pont Cassagne, 또는 퐁 지스클라르(Pont Gisclard))’는 프랑스 문화재로 지정된 대표적 교량이다.




지상과 지하를 넘나드는 탐험

트렝 존의 여정에서 놓칠 수 없는 코스 중 하나는 카랑사 협곡(Gorges de Carança) 트레킹이다. 절벽에 붙은 ‘베르티지(Vertige) 트레일’을 따라가면, 좁은 현수교와 바위 벼랑길이 이어지며 고소공포를 자극한다.

지하 세계로 내려가고 싶다면 ‘그로트 데 그랑드 카날레트(Grotte des Grandes Canalettes)’가 있다. ‘지하의 베르사유’라 불리는 이 동굴은 총 연장 3만3,500m의 석회암 지형 속에서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을 감상할 수 있다. 빌프랑슈 드 콩플랑(Villefranche-de-Conflent) 역에서 베르네 레 방 방향으로 도보 15분이면 도착한다. 2월 중순~12월 사이에 개방된다. 




역사와 문화유산을 따라 걷다

17세기 군사 건축가 보방(Vauban)의 흔적은 이 지역 곳곳에서 발견된다. 몽루이(Mont-Louis)에는 ‘시타델 보방(Citadelle Vauban)’, 빌프랑슈 드 콩플랑에는 ‘포르 리베리아 보방(Fort Liberia Vauban)’이 남아 있다.

  • 세르다뉴(Cerdagne)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생트 레오카디(Sainte-Léocadie)의 ‘뮈제 드 세르다뉴(Musée de Cerdagne)’를 찾을 만하다. 18세기 농가 ‘칼 마퇴(Cal Mateu)’를 개조한 이 박물관에서는 지역 생활사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 오트 콩플랑(Haut-Conflent) 지역의 에볼(Evol) 마을은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꼽힌다. 957년 세르다뉴 백작이 건설한 이 마을은 건조석 가옥이 계곡 위를 내려다보며, 13세기에는 기욤 1세 드 소(Guillem 1er de So)가 성곽을 세웠다. 현재 성은 복원 중이며, 역에서 도보나 차량으로 약 45분이면 닿는다.
  • 사이야구스(Saillagouse)에서는 소박한 ‘생트 외제니(Sainte Eugénie) 성당’을, 에스타바르(Estavar)에서는 산티아고 순례길(Route de Saint-Jacques de Compostelle)의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사계절 스포츠와 액티비티

  • 오세자(Osséja)를 기점으로 한 트레킹 코스가 다수 마련돼 있으며, 에르 세르다뉴(Err Cerdagne)에는 파도풀·자이언트 슬라이드·자쿠지가 갖춰진 워터파크가 역에서 500m 거리에 있다.
  • 퐁 로뫼(Font-Romeu)는 ‘스포츠 명문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숲과 급류, 높은 일조량을 배경으로 모험 코스·래프팅·클라이밍·비아 페라타·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야외 활동이 가능하다.
  • 뜨에(Thuès)에서는 40℃의 온천수가 흐르는 계곡에서 캐니어닝을 즐길 수 있다. 온탕에서 휴식을 취하며 트레킹과 래펠을 반복하다, 30m 폭포 하강으로 마무리된다.



온천과 휴식의 순간

  • 퐁페드루스(Fontpédrousse)의 생 토마(Saint-Thomas) 온천은 노천의 3개 대형탕과 실내 스파 시설을 갖춘다. 피레네 산맥에서 가장 높은 수온의 유황 온천으로, 통증 완화와 근육 이완 효과가 있다. 역(플라네(Planès) 또는 퐁페드루스)에서 도보 45분 거리다.
  • 사이야구스 인근 3km 지점의 로(Llo) 온천도 인기다. 세그르(Sègre) 협곡 옆에 자리하며, 노천 유황탕과 실내 스파·사우나·하맘 시설을 함께 운영한다.




철길 위에서 만나는 피레네의 모든 얼굴

‘트렝 존’은 단순한 열차 여행이 아니라, 고산 풍경·역사적 요새·트레킹·온천 휴식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 여행 코스다. 느린 속도로 달리는 이 노선 위에서, 피레네는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Train Ja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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