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에서 불과 40분, 전설과 자연이 만나는 곳

그렌델브뤼히의 신비한 돌 원, 브뤼슈 계곡 위의 숨겨진 성소

스트라스부르에서 불과 40분 거리. 넓은 들판과 숲이 맞닿은 언덕 위에, 마치 고대의 제단처럼 돌들이 세워져 있다. 그렌델브뤼히(Grendelbruch) 마을 인근의 이 수수께끼 같은 석조 원(cercle de pierres) 은 카르낙(Carnac)이나 스톤헨지(Stonehenge)를 떠올리게 하지만, 여기는 분명 알자스다. 기묘한 에너지로 가득한 이곳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숲과 초원을 잇는 완만한 산책길

출발지는 그렌델브뤼히 마을의 군인묘지 주차장(cimetière militaire). 관광 안내 웹사이트 몽 생트 오딜(Mont Sainte-Odile) 에 소개된 14km 코스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등반 난이도는 낮은 편이지만, 완만한 오르막과 숲길이 이어진다. 첫 번째 목적지는 ‘호뷜(Hohbuhl)의 신호(signal)’라 불리는 전망대로, 여기서 브뤼슈 계곡(Vallée de la Bruche)과 알자스 평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길은 이내 숲속으로 스며들고, 나무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만이 길동무가 된다.



약 3km 정도 걸으면 뮐러플라츠(Mullerplatz)라는 평화로운 구역에 닿는다. 이곳에서 ‘노란 십자가(la croix jaune)’ 방향으로 길을 따라가면, 숲이 열리며 초원과 언덕이 시야에 펼쳐진다. 그리고 그 끝에, 바로 그 돌 원(cercle de pierres) 이 모습을 드러낸다.



돌들이 만든 신화의 무대

작은 산 쁘띠 로스코프(Petit Rosskopf) 의 비탈을 따라가면, 언덕 위로 돌들이 둥글게 둘러선 광경이 나타난다. 거대한 하늘과 맞닿은 듯한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압도적이다.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는 빛의 각도에 따라 돌이 불타듯 빛나,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총 열한 개의 돌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쓰러진 덮개돌처럼 보이는 구조물이 있다. 고고학 용어로는 ‘크롬레크(cromlech)’, 즉 세워진 돌로 이루어진 원형 유적의 형태다. 잠시 눈을 감으면, 마치 켈트 전설 속 제사장들이 의식을 치렀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신화인가, 인공의 예술인가

흥미롭게도, 이 장소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돌은 선사시대 유물일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배치는 20세기 ‘신드루이드(neodruidique)’ 운동—켈트 문화에 대한 근대적 향수—의 영향을 받은 인공 구조물로 보인다.




1980년대 이전의 문헌에는 이 장소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으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돌들을 세웠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비슷한 예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베를로르네 에크(Verlorene Eck, 잃어버린 모퉁이)’에서도 인위적으로 세운 ‘멘히르’들이 발견된다. 학문적 근거는 부족하지만, 풍경과 조화롭게 설계된 그 구성이 오히려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신비로운 돌 원은 ‘고고학적 유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상상력과 자연이 만든 공동의 예술품에 가깝다. 그것이 바로 이 장소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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