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은 축하의 상징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경련이나 두통, 야간 각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리적 반응으로 설명될 수 있는 현상일까, 아니면 단순한 착각일까? 의사와 생물물리학자의 견해를 통해 이 오래된 의문을 살펴본다.
일상 속의 불편한 경험
가족 생일 파티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샴페인을 권하자 “사양하겠다, 밤에 잠을 깨게 된다”는 답이 돌아온다. 다른 사람은 “샴페인을 마시면 종아리가 경련을 일으킨다”고 덧붙인다. 이와 같은 반응은 비단 가족 모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온라인에서도 “화이트 와인이나 샴페인을 마신 뒤 경련이 생긴다”거나 “야간 다리 경련 때문에 화이트 와인을 끊었다”는 경험담이 자주 등장한다. 이 불편한 반응의 원인을 두고 대중의 의견은 분분하다. 어떤 이는 아황산염(sulfites)을, 또 다른 이는 음료의 산도(신맛)를 문제로 지목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이런 주장이 근거를 갖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산도 가설의 허점
근육 경련은 보통 격한 운동 후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의사이자 중독학자인 필립 아르베르스(Philippe Arvers)는 “운동 중 근육 섬유가 손상되며 젖산이 축적되고, 땀을 통한 미네랄 손실이 경련을 유발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샴페인을 마셨을 때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샴페인은 알코올 발효 후 젖산 발효를 거쳐 말산이 젖산으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르베르스는 “샴페인의 산도와 근육 경련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한 연구는 없다”고 단언한다. 생물물리학자이자 식품 과학 연구자인 크리스토프 라벨(Christophe Lavelle) 역시 “산성 음료를 마신다고 해서 신체가 산성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즉, 산도 가설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탈수가 핵심 요인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주요 원인은 탈수(deshydratation)다. 샴페인을 포함한 모든 알코올은 신장에서 수분을 유지하게 하는 항이뇨 호르몬(hormone anti-diuretique)의 분비를 억제한다. 의사 아르베르스는 “술을 마신 뒤 두통이 생기는 이유도 같다. 알코올이 체내 수분을 빠르게 소모시켜 소변량이 늘고, 그와 함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근육 기능에 필수적인 미네랄이 빠져나간다”고 말한다. 이 전해질 불균형이 바로 근육 경련의 원인이다. 격렬한 운동 후와 유사한 생리적 과정이, 이번엔 ‘축배의 잔’에서 반복되는 셈이다.
악화 요인: 설탕과 황
그렇다면 샴페인이 다른 술보다 경련을 더 잘 유발할까? 라벨 연구원은 “직접적인 차이는 없지만, '공동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샴페인은 도자주(dosage) 과정에서 추가되는 설탕(sucre) 함량에 따라 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그는 “설탕은 체내 수분을 흡수해 갈증을 높이고, 혈당 변화를 통해 경련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보존제로 쓰이는 황(soufre), 즉 아황산염이 일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지만, 이에 대한 과학적 입증은 아직 부족하다.
예방의 핵심은 ‘물 한 잔’
결국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탈수다. 샴페인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술’로 인식되기 때문에 수분 보충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이 작은 방심이 밤의 불쾌한 경련과 두통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샴페인을 마실 때 반드시 물 한 잔을 함께 마시라고 조언한다. 한 잔 이상 마셨다면 미네랄이 풍부한 생수나 전해질 알약을 곁들이는 것이 좋다. 단순한 습관의 차이가 다음 날 아침의 컨디션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