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의 사용
와인을 유리병에 담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게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고대 로마 시대였던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인들이 유리 불기 기술을 발명하면서 와인을 유리잔에 담아 마시기 시작한 기록이 있지만, 이때 유리병은 와인 저장 용도로는 잘 사용되지 않았다.
17세기에 들어와서 유럽에서 처음 두껍고 내구성이 좋은 유리병이 개발되면서 와인 용기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중 18세기가 되면서 와인 업자들이 유리병이 와인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적의 용기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유리병 사용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코르크 마개 도입도 유리병 사용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유리병 생산이 더욱 발전하면서 오늘날과 유사한 형태의 와인병이 확립되었다.
와인병의 진화
초기에는 짧고 뭉툭한 형태였으나 점차 길고 슬림한 형태로 진화했다. 오늘날 지역, 품종별로 다양한 모양의 와인병이 사용되고 있다. 일부 와인 병은 수 세기에 걸친 그 지역의 전통을 바탕으로 형성되었으며, 와인 업계는 이러한 전통에 크게 의존해 왔다. 심지어 거대한 다국적 와인 기업조차도 이러한 문화적 규범을 건드리려 하지 않는다. 어쩌면 각 지역의 와인 병 모양은 전 세계 와인 업계가 일치하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종종 와인 병의 모양을 통해서 와인 라벨 보다 더 쉽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다. 역사에 대한 존중이든 미신이든, 거의 모든 와이너리는 몇 가지 기본적인 병 모양 규칙을 고수하려 한다.
부르고뉴(버건디) 와인병
주요한 세 가지 적포도 품종이 이 병을 사용한다: 피노 누아, 그르나슈, 그리고 시라. 그르나슈와 시라의 혼합 와인도 이 병 스타일을 사용하지만, 피노 누아는 단독으로만 병에 담기며, 이를 다른 품종과 혼합하는 것은 와인 업계에서 큰 금기이다. 몇 가지 화이트 와인도 이 병을 사용한다. 샤르도네, 비오니에, 마르산, 그리고 루산 등이 있다. 샤르도네는 단일 품종으로 병에 담기는 경우가 많고, 나머지는 대개 혼합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병은 중후한 화이트 와인에 사용되며, 이 와인들은 종종 말로락틱 발효, 오크 숙성, 리스를 사용한 젓기 과정을 거친다. 또한 이 병은 론(Rhone) 지역에서도 많이 사용되는데, 레드 와인은 시라와 그르나슈, 화이트 와인은 비오니에, 마르산, 루산 등이 대표적이다. 부르고뉴 지역에서는 포도를 혼합하지 않는 반면, 론 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와인이 혼합된다.
*‘버건디’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부르고뉴(영어로 버건디)지역을 가르키는 표현이다.
보르도 와인병
보르도 와인병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등의 레드 와인에 쓰이며, 이 병은 거의 모든 드라이 레드 와인에 기본으로 사용된다. 소비뇽 블랑과 세미용이 이 병 스타일을 주로 사용하며, 만약 화이트 와인이 오크 향이 강한 경우에는 부르고뉴 와인병을 쓰기도 한다.
알자스 또는 독일식 와인병
독일에서 이 병은 주로 리슬링 등 화이트 와인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화이트 와인도 이 병에 담긴다. 주로 화이트 와인에 사용되지만, 알자스에서는 피노 누아도 이 병에 담긴다. 독일의 라인강 주변의 와인 생산 지역 와인은 갈색 병에, 프랑스의 알자스와 모젤 지역의 와인은 초록색 병이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샴페인 병
이 병은 스파클링 와인 전용으로 제작되었다. 18세기 당시 샴페인 병은 자주 깨지곤 했는데, 현대 샴페인 병은 이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와인 병 크기
와인 병 크기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적인 와인 애호가에게는 표준 병 크기(Standard, 750ml)가 가장 실용적이다. 더 큰 병은 보관과 서빙이 어렵고, 와인의 품질도 병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많은 와인 관련 출판물과 와인 교육 과정에서 이 용량 종류 부분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지만, 와인병 크기를 나타내는 여러 표현들 중 대부분은 오래 전 시대의 유물로 현대 와인 세계에서는 가치가 거의 또는 전혀 없다.
- Split (일명 Piccolo) : 187.5ml. 플라스틱인 경우가 많으며 그만큼 저렴하다.
- Half (일명 Demi) : 375ml. 90년대에는 반병이 인기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별 의미가 없다.
- Half-liter : 500ml
- Standard : 750ml. 가장 기본이 되는 이 와인병.
- Liter : 1l. 단위 이해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찾기 어려운 용량이다.
- Magnum : 기본 와인병의 2배 용량으로 실제로 유명 와인의 과시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1.5l 큰 술병
- Jeroboam (일명 Double Magnum): 3 liters
- Rehoboam (일명 Jeroboam): 4.5 liters
- Methuselah (일명 Imperial): 6 liters
- Salmanazar : 9 liters
- Balthazar : 12 liters
- Nebuchadnezzar : 15 liters
- Melchior : 18 liters
- Solomon : 20 liters
- Sovereign : 26 liters
- Primat (일명 Goliath): 27 liters
- Melchizedek (일명 Midas): 30 li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