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델(Bredele), 알자스의 크리스마스를 굽는 작은 전통

1. 브레델이란 무엇인가

브레델(Bredele)은 프랑스 동부 알자스 지방에서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구워내는 전통 과자다. 겉모습은 단정한 쿠키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수세기 동안 이어진 지역 문화의 결이 녹아 있다.

어원적으로는 독일어 브로트(Brot), 즉 ‘빵’에서 비롯되었으며, 알자스어로 ‘브렐레(Bredle)’는 ‘작은 빵’을 뜻한다. 오늘날 브레델은 알자스를 중심으로 로렌(Lorraine) 동부와 독일 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만들어진다.

종류는 놀라울 만큼 다양하다. 버터의 풍미가 진한 버터브레델(Butterbredele), 아몬드 향이 도드라지는 슈보브브레델(Schwowebredele), 고기 분쇄기(hachoir)를 이용해 짜내는 슈프리츠브레델(Spritzbredele) 등이 대표적이다. 알자스의 가정마다 비밀스러운 가문 레시피가 전해 내려온다.



2. 이름의 다양성과 지역적 차이

이 과자의 이름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불린다. 알자스 북부의 바랭(Bas-Rhin) 지역에서는 ‘브레델(Bredele)’ 또는 ‘브렐레(Bredle)’라는 이름이 쓰인다. 글로 표기할 때는 ‘브레델’이 일반적이지만, 일상 대화에서는 ‘브렐레’가 더 자연스럽게 들린다. 반면 남쪽 오랭(Haut-Rhin) 지역에서는 ‘브레달라(Bredala)’ 혹은 ‘브라달라(Bradala)’라고 부른다.

사전과 언론에서는 주로 ‘브레델’이라는 표기가 표준처럼 쓰인다. 프랑스의 대표 사전 라루스(Larousse)와 쁘띠 로베르(Le Petit Robert)에도 이 형태로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이름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알자스 사람들에게 브레델은 단지 과자가 아니라, 가족의 손끝과 오랜 전통이 담긴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다.



3. 알자스에서의 기원과 역사적 흔적

브레델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세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학자들은 14세기경 라인강을 따라 발견된 나무 혹은 점토 재질의 조각 몰드에서 그 흔적을 찾는다. 당시에는 오늘날처럼 쿠키 커터가 없었기 때문에, 스프링얼레(Springerle) 방식처럼 조각된 몰드에 단단한 반죽을 눌러 모양을 내 굽는 방식이 사용되었다고 전해진다.

문헌으로 남은 가장 오래된 기록은 1570년이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시의회가 당시 주교에게 수익이 귀속되던 ‘생니콜라스(St-Nicolas) 장(市)’을 금지했을 때,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특히 주부들이 반발했는데, 브레델과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감귤류와 향신료를 구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화는 브레델이 이미 그 시기에 일상과 신앙의 경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음을 보여준다.





4. 좋은 브레델을 만드는 법

브레델의 완성도는 재료의 질에 달려 있다. 버터, 밀가루, 달걀의 신선도는 기본이며, 지방 함량 80%의 고품질 버터만 사용한다. 마가린이나 저지방 버터는 단호히 배제된다.

브레델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도구도 달라진다. 버터브레델과 슈보브브레델은 쿠키 커터로 모양을 내고, 슈프리츠브레델은 고기 분쇄기를 이용해 반죽을 짜낸다. 그러나 대부분의 레시피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가능하다. 손끝의 온도와 반죽의 질감, 구워지는 냄새로 완성되는 것이 브레델의 진짜 맛이다.



5. 알자스의 겨울을 굽는 향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알자스의 주방마다 버터와 시나몬 향이 퍼진다. 작은 과자통에 가득 담긴 브레델은 손님을 맞이하는 인사이자,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매개다. 이 지역에서 브레델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다. 세대를 잇는 기억이며, 알자스의 정체성을 굳히는 달콤한 상징이다. 이름은 달라도, 그 맛 속에는 언제나 같은 겨울의 온기가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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