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스의 주방 유산, 튀르크하임(Turckheim)의 스타우브(Staub)
알자스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 속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엄마나 ‘마메마(Mamema, 알자스어로 할머니)’가 주방 한쪽에서 주철 냄비 스타우브(Staub)로 찌개나 스튜를 천천히 끓이던 풍경. 그 향이 집 안 가득 퍼지던 순간의 기억은 단순하지만 진짜 맛의 원형이었다. 튀르크하임에 있는 스타우브 부티크는 단순한 공장 직영 매장이 아니라, 요리와 장인의 이야기가 숨 쉬는 공간이었다.
알자스 와인가도(Route des Vins d’Alsace) 위의 숨은 명소
튀르크하임은 와인가도 위에 놓인 아름다운 포도주 마을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스타우브 부티크는 브랜드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곳은 창립자 프랑시스 스타우브(Francis Staub)가 직접 구상한 자리로, 여전히 당시의 목재 바닥이 남아 있다.
현대화 공사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미 이 공간은 제품만큼이나 깊은 분위기를 지닌다. 입구에는 계절에 맞춘 디스플레이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안쪽에는 주철 냄비부터 프라이팬, 칼, 소형가전까지 다양한 주방 도구가 정연하게 놓여 있다. 독일 그룹 츠빌링(Zwilling)에 인수된 뒤로는 자매 브랜드 제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비교와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이곳에서 소비자가 반가운건 두 가지 종류의 서로 다른 가격이다. 정가 상품과 더불어 외관에 미세한 흠만 있는 ‘세컨드 초이스(Second Choice)’ 제품들이 상시 할인된 가격으로 진열돼 있다. 기능은 완벽히 동일하다. 합리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주방을 갖추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기회다.
프랑시스 스타우브, 새로운 세대의 주철 냄비를 만든 장인
스타우브의 역사는 한 사람의 열정에서 시작된다. 프랑시스 스타우브는 1974년, 전통 주철 냄비에 뚜껑 안쪽의 피코(Picots)라 불리는 돌기를 더해 완전히 새로운 조리 방식을 만들어냈다. 이 특허 기술은 증기가 맺혀 미세한 물방울로 다시 음식 위로 떨어지게 해 촉촉하고 균일한 조리를 가능하게 한다. 요리를 뒤섞을 필요가 없고, 재료 본연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난다. 이 혁신은 곧 세계적 셰프들에게 인정받았다. 조엘 로뷔숑(Joël Robuchon)과 폴 보퀴즈(Paul Bocuse)가 가장 먼저 사용했고, 이후 스타우브는 미식의 상징이 되었다.
프랑스의 손끝에서 세계의 식탁으로
스타우브 제품은 지금도 프랑스 북부 메르빌(Merville)에서 생산된다. 모래 주형에 녹은 주철을 1400도 이상에서 붓고, 세 겹의 에나멜을 입히는 정교한 공정은 마치 시계 제작에 가깝다.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검사되어야만 포장된다. 이 주철 냄비는 현재 90% 이상이 해외로 수출된다. 특히 일본·한국·중국 등 아시아에서 ‘천천히, 건강하게’ 조리하는 식문화와 맞물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그 뿌리는 여전히 알자스다. 튀르크하임의 부티크는 이 브랜드가 세계와 연결되면서도 지역적 정체성을 잃지 않은 상징적 장소로 남아 있다.
주방 위의 예술, 스타우브의 미학
스타우브 냄비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실용성 때문만이 아니다. 디자인의 세련미와 내구성이 결합된 결과다. 거친 질감의 에나멜은 강하면서도 우아하다. 전통의 검정 외에도 체리, 트뤼프 화이트, 그래파이트 그레이, 바질, 유칼립투스, 레몬 옐로 등 다양한 색으로 확장되었다. 모든 색상은 동일한 기술로 제작되어 성능의 차이는 없다.
한편, 스타우브는 냄비 외에도 사테팬, 팬, 그릴, 소형 주방도구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바비큐용 그릴 팬은 여름철 인기 아이템이다. 단, 달걀 프라이처럼 빠른 조리가 필요한 요리엔 다소 부적합하다. 하지만 기름 한 방울이 만들어내는 깊은 맛이야말로 알자스 요리의 매력이다.
오래 쓸수록 빛나는 도구
스타우브 제품은 가스, 전기, 인덕션, 오븐 등 모든 열원과 호환된다.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제대로 관리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세척은 식기세척기보다 손세척이 권장된다. 이 단단한 주철 냄비는 기능, 디자인, 전통이 조화를 이룬 주방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여름 세일과 신제품, 그리고 연례 '창고정리Braderie)' 이벤트
2025년 6월 25일부터 7월 22일까지, 일부 제품은 최대 50% 할인, 츠빌링 칼은 40% 할인이다. 세컨드 초이스 제품에도 추가 할인이 적용되어 진짜 ‘득템’의 계절이었다. 올여름 신제품으로는 PFAS 없는 세라믹 팬, 신선도 보존 시스템 ‘프레시 앤 세이브(Fresh & Save)’, 적층형 보울 세트 등이 눈에 띄었다. 한결 가볍고 건강한 여름 요리를 위한 구성이다.
무엇보다 놓칠 수 없는 행사는 매년 11월 열리는 '스타우브 브라드리(Braderie)'다. 알자스 전역에서 요리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축제 같은 할인행사다. 1년 중 가장 큰 규모로 열리며, 첫 번째와 두 번째 등급 제품이 파격가에 판매된다. 정확한 일정은 매년 달라지지만, 소식은 부티크 SNS나 고객 리스트를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스타우브 부티크 튀르크하임(Staub Boutique Turckheim)
- Rue de l’Huilerie, 68230 Turckheim
- 운영시간 : 월~토, 9시~18시30분
- https://www.zwilling-staub-france.com
- https://www.facebook.com/staub.magasin.turckhe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