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행정수장, 아모리 드 생캉탱(Amaury de Saint-Quentin)은 누구인가
프랑스 북동부 그랑 에스트(Grand Est) 지역의 최고 행정책임자 교체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부슈 뒤 론(Bouches-du-Rhône)과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Provence-Alpes-Côte d’Azur) 지역의 새 장관급 행정관으로 임명된 자크 비트코프스키(Jacques Witkowski)가 마르세유의 심각한 마약 범죄 대응을 위해 떠나면서, 후임으로 아모리 드 생캉탱이 스트라스부르에 자리하게 됐다. 행정 경험만 놓고 보면 정통 관료에 가깝지만, 그의 이력은 정치권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경로를 보여준다.
잦은 인사 이동 속에서 떠난 전임자
비트코프스키는 그랑 에스트에 부임한 지 1년 만에 마르세유로 향했다. 최근 마르세유에서는 마약 조직 간 폭력으로 메디 케사시(Mehdi Kessaci)가 사망했는데, 그가 마약 반대 운동을 이끌어온 아민 케사시(Amine Kessaci)의 형제라는 사실이 전국적 파장을 불러왔다. 신임 임지에서 비트코프스키는 이 문제를 중심으로 범죄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알자스에서는 전임자의 이름이 몇 가지 논쟁과 함께 남아 있다. 2024년 말, 도시 폭력 사건으로 미성년자가 체포되자 이들의 부모에게 경고 성격의 서한을 보냈고, 이는 아직 사법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청소년을 ‘무죄 추정’ 원칙에 앞서 낙인찍었다는 비판을 낳았다. 스트라스부르 현지 매체에서도 당시 조치의 적절성을 두고 여러 해석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 출발한 이력, 아모리 드 생캉탱
신임 행정관 아모리 드 생캉탱은 전임자와 달리 정치권에서 경력을 시작한 인물이다. 1960년 호주에서 태어나, 서른 살 무렵 파리 13구청의 자크 투봉(Jacques Toubon) 보좌진으로 행정 실무를 익혔고, 1993년에는 에두아르 발라뒤르(Édouard Balladur) 총리실에서 임무 담당관으로 일했다. 이후 장 드 부아쉬유(Jean de Boishue) 고등교육 담당 국무장관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2002년에는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대선 캠페인의 재무 담당자로 합류했다.
이처럼 정치와 행정을 넘나든 초반 경력은 그의 시대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1990~2000년대 프랑스 우파 정당인 공화국연합(RPR)과 대중운동연합(UMP)의 인물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정책 실무를 수행했고, 노르망디 오른(Orne) 지역에서는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했다.
행정관으로의 전환은 2002년 국방부에서 미셸 알리오-마리(Michèle Alliot-Marie)를 보좌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는 2007년 내무부로 이동한 알리오-마리를 계속 따라갔고, 2008년에 모든 선출직을 내려놓고 아르데슈(Ardèche)에서 행정관 직무를 시작했다.
다양한 지역 경험과 드론 활용 논쟁
이후 생캉탱은 프랑스 전역의 주요 지역을 거쳤다. 레위니옹(La Réunion), 과들루프(Guadeloupe), 발두아즈(Val-d’Oise), 코르스(Corse) 등 서로 성격이 크게 다른 지역에서 치안·행정 문제를 다뤘고, 2023년부터 브르타뉴(Bretagne)에서 근무했다.
브르타뉴에서는 특히 드론을 사용한 치안 관리로 주목받았다. 렌(Rennes) 일부 지역에서 월 단위로 드론 감시 허가를 발표했고, 이는 인권단체인 프랑스 인권연맹(Ligue des droits de l’Homme)의 문제 제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조치의 효력을 취소하지 않았고, 생캉탱의 강경한 치안 접근 방식은 논쟁 속에서도 지속됐다.
새로운 임지,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첫 과제
아직 공식 부임일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그는 곧 스트라스부르의 겨울 풍경 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랑 에스트 지역 최대 행사 중 하나인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이 첫 업무 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도시의 상징적 축제인 만큼, 대규모 관람객과 복잡한 안전 관리 체계를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다.
생캉탱의 이력은 정치와 관료제, 그리고 지역별로 상이한 사회 문제를 모두 경험한 사례로 읽힌다. 프랑스 동부의 국경 지역에 주어진 과제는 단순한 치안 관리에 그치지 않고, 유럽 단위의 협력과 도시별 정체성 조율을 포함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그의 행정 방식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