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관측의 심장부, 프랑스중앙지진국(BCSF-Rénass)

프랑스 전역을 잇는 감지망, 24시간 멈추지 않는 지진 감시 체계

지진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규모, 진앙, 발생 시각을 공개하는 기관이 있다. 프랑스중앙지진국(비뤼오 상뜨랄 시스몰로지끄 프랑세, Bureau central sismologique français), 약칭 BCSF-르나스(Rénass)다. 흔히 떠올리는 지진 감지의 이미지는 종이 롤 위에 펜이 진동을 따라 물결무늬를 그려내는 장면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런 시스모그라프(sismographe)는 이제 사진용일 뿐이다. 지금은 모든 게 디지털이다. 



프랑스의 모든 지진이 모이는 곳,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이 기관은 스트라스부르 대학교(Université de Strasbourg)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모든 지진이 이곳에서 기록되고 분석되며, 데이터로 남는다. 시설은 예상보다 단출하다. 사무실 몇 개, ‘위기 대응실(salle de crise)’, 그리고 분석실이 전부다. 복잡한 기계 대신 컴퓨터만 가득하다. 현재 이곳에는 6명의 전문가가가 근무하지만, 대부분 재택 근무로 해결할 수 있다. 이들의 임무는 단 하나, 지진 데이터를 해석하는 일이다.

두 개의 화면 앞에 앉은 시스몰로지스트 레미 드렝첸(Rémi Drentzen)은 실시간으로 떠오르는 ‘이벤트(event)’ 목록을 주시한다. 진동이 포착되면,  각 이벤트마다 분석가는 자료를 검토하고 확정(réviser et confirmer)한다. 그 결과로 진원 시각, 위도, 경도, 깊이가 공식적으로 확정된다.



전국을 잇는 감지망, ‘조용한 땅’ 오브(Aube)

이 모든 데이터는 프랑스 전역에 깔린 수백 개의 진동 감지기에서 전송된다. 전국적으로 약 400개의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일부는 지상에, 일부는 지하 깊숙이 묻혀 있다. 센서는 주로 산악 지대에 집중돼 있다. 다만 트루아(Troyes) 근처, 오브(Aube) 지역에는 공백이 있다. 이런 곳은  거의 ‘조용한 땅’이고, 지진 활동이 거의 없다.

반대로 피레네(Pyrénées), 알프스(Alpes), 쥐라(Jura), 보주(Vosges), 브르타뉴(Bretagne) 지역에서는 활동이 훨씬 활발하다. 프랑스 어디서든 지진은 일어날 수 있지만, 아키텐(Aquitaine) 분지와 파리 분지(bassin parisien)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1962-2009년 프랑스 본토의 계측 지진 활동



현장에서, 그리고 시민들의 눈으로

슐프는 2019년 아르데슈(Ardèche)의 르 텔(Le Teil)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 현장을 직접 조사했다. 그때 피해가 컸다. 이런 경우 소방당국은 주민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한다. 우리 웹사이트 ‘프랑스세이스므(franceseisme.fr)’에서 설문을 작성하면, 진동이 어디까지 어떤 강도로 느껴졌는지를 훨씬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시민 증언은 현장 조사의 빈틈을 메우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그들의 관찰은 지역별 진동 강도의 지도를 완성하는 데 핵심이 된다.



전 세계로 이어진 개방형 관측 네트워크

BCSF-르나스는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감독 아래 운영된다. 그러나 그들의 시야는 프랑스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측실 화면에는 전 세계 주요 지진의 데이터가 동시에 떠오른다. 물론 인도에서 일어나는 규모 2 이하의 지진까지는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이 분야는 전 세계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규모(magnitude)’와 ‘강도(intensité)’는 절대 혼동하면 안된다.

  • 규모는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의 양
  • 강도는 특정 장소에서 느껴진 진동의 세기

이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구분을 이해하면, 지진 데이터의 언어가 훨씬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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