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 15년 만의 강력한 크리스마스 한파가 상륙한다. 독일 국경에서 유입되는 절리저기압(Goutte froide, 구트 프루아드)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 폭설이 예고되면서 기상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남부 아베롱·타른 ‘오렌지 경보’… 최대 50cm 적설
프랑스 기상청(Météo-France)은 월요일인 현재 아베롱(Aveyron)과 타른(Tarn) 지역에 눈 및 빙판길 주의를 알리는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 해당 지역에는 최소 3cm에서 지형적 영향에 따라 최대 50cm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격적인 성탄 주간에 접어드는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전국적으로 강한 강우가 예상되며, 알프스 남부 국경 지대인 루아야(Roya) 계곡 등지에는 최대 40cm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크리스마스는 예년보다 확연히 낮은 기온을 기록하며 진정한 겨울 추위가 찾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절리저기압(Goutte froide)의 한반도 상륙과 메커니즘
이번 추위의 핵심 원인은 24일과 25일 사이 독일 국경에서 대서양 연안으로 이동하는 ‘절리저기압(Goutte froide)’이다.
용어 설명: 절리저기압이란 상공 5,000m 이상의 고도에서 주변의 따뜻한 공기 속에 갇힌 매우 차가운 공기 덩어리를 의미한다.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이 충돌하면서 대기 불안정을 유발하며, 이는 구름대 형성 및 강한 강수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 저기압의 영향으로 지중해 연안에는 강우가 계속되는 한편, 성탄 전야(Réveillon, 레베용)에는 론(Rhône) 계곡 하류와 보주(Vosges) 산맥 등 저지대까지 눈이 내릴 가능성이 크다.
내륙 평야지대 ‘화이트 크리스마스’ 가능성… 체감온도 급격히 하락
기상 정보 업체 케라우노스(Keraunos)는 중부 지역과 루아르 계곡(Val de Loire) 일대 평야 지역에도 눈이 내려 지면이 하얗게 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동부 산간 지역은 5~8cm, 그 외 지역은 수 센티미터의 적설량이 예상된다. 다만, 전국적인 폭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견해가 지배적이다. 기상 레이더(Météo & Radar)의 예보관 기욤 조조(Guillaume Jauseau)는 “광범위한 폭설보다는 산발적인 눈발이 날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기온은 프랑스 북부 절반 지역에서 급격히 하강할 전망이며, 특히 시속 50~70km의 북동풍(Bise, 비즈)이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예보 불확실성 상존… "24시간 전이 관건"
상당수 기상 전문가들은 절리저기압의 특성상 정확한 예보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엑스트렘 메테오(Extrême Météo)’ 측은 “절리저기압 상황에서 눈 예보는 불과 24시간 전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상 전문 매체 ‘메테오 빌(Météo-Villes)’ 역시 “단 몇 도의 차이와 저기압의 위치에 따라 적설 여부가 결정된다”며 브르타뉴(Bretagne), 페이드라루아르(Pays de la Loire), 파리 분지 일대는 가벼운 눈어림을, 론알프(Rhône-Alpes)와 부르고뉴 프랑슈콩테(Bourgogne-Franche-Comté) 지역은 상대적으로 뚜렷한 강설을 예상했다.
2010년 이후 최저 기온… 기후 변화 속 ‘국지적 한파’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2월 25일 전국의 평균 기온은 3°C로 예상된다. 이는 전국 평균 기온이 0°C에 육박했던 2010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비록 1962년(-7.5°C)이나 1940년(-5.4°C)의 기록적인 혹한 수준은 아니나, 이번 추위는 내년 1월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새해 첫날에도 눈 소식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국지적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의 위협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메테오 빌의 기욤 세셰(Guillaume Séchet)는 “현재 북반구 곳곳에서 기온 이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그린란드와 북극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15~20°C 높은 반면,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일부는 기록적인 저온을 보이는 등 기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