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와 콜마르의 크리스마스 마켓 가격 현실
알자스(Alsace) 지역의 크리스마스 마켓(Marchés de Noël)은 유럽 겨울 여행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목조 오두막(카바농, cabanons) 사이로 퍼지는 뱅 쇼(vin chaud, 따뜻한 향신료 와인)의 향, 소시지와 타르트 플랑베(tarte flambée)의 연기, 조명으로 물든 광장은 매년 수많은 여행객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질문도 있다.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올해 역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와 콜마르(Colmar)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간단한 먹거리 가격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오간다. 과도하다는 지적과, 축제 비용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가격과 분위기를 항목별로 정리했다.
뱅 쇼, 마켓의 상징이 된 5유로
스트라스부르에서 뱅 쇼 가격은 3유로에서 7유로까지 분포하지만, 다수의 매대는 5유로를 제시한다. 컵(잔)에 보증금(consigne)이 포함된 가격이라 접근성이 높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결국 ‘크리스마스 마켓 값’을 내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붐비는 매대 앞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 이미 기준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콜마르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대부분 4유로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고, 일부 상인은 3.5유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판매 오두막의 임대료가 작년과 같아서 음료 가격도 그대로 두었다는 설명이다. 비용 구조가 곧 가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소시지, 간식인가 식사인가
소시지는 알자스 마켓의 또 다른 상징이지만, 가격 편차가 크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4유로짜리 소시지도 있지만, 구성에 따라 12유로까지 올라간다. 흰 소시지(saucisse blanche)는 대체로 9유로 선이다.
콜마르 라프 광장(Place Rapp)에서는 크낙(knack) 소시지가 6유로, 도미니코 광장(Place des Dominicains)에서는 알자스 전통 머리장식(coiffe d’Alsacienne)을 쓴 판매자가 건네는 핫도그가 8유로다. 여기에 사워크라우트(choucroute)와 뮌스터 치즈(munster)를 더하면 12유로. 간단한 길거리 음식으로 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타르트 플랑베, 서서 먹는 가격의 역설
바게트 플랑베(baguette flambée)와 타르트 플랑베는 두 도시 모두에서 인기 메뉴다. 바게트 플랑베는 기본형이 약 7유로, 그라탱(gratinée) 버전은 9유로 정도다. 타르트 플랑베는 기본형이 10~11유로 선이고, 뮌스터 치즈를 얹은 버전은 스트라스부르에서 18유로까지 올라간 사례도 있다.
콜마르에서는 대관람차 근처에서 그라탱 타르트 플랑베를 14유로에 판매한다. 흥미로운 점은, 때로는 마켓의 카바농 앞에서 서서 먹는 가격이 주변 레스토랑에서 앉아서 먹는 가격보다 비싸다는 사실이다. 물론 레스토랑에서는 추위를 피할 수 있지만, 긴 대기 줄을 감수해야 한다.
본격적인 식사, 가격 체감이 달라지는 순간
가격 논란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지점은 ‘배를 채우는’ 메뉴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사워크라우트와 슈페츨레(spaetzle, 달걀 파스타)를 곁들인 접시가 20유로에 이르기도 한다. 파리에서 왔다는 관광객 로멜라는 플라스틱 접시에 담긴 사워크라우트를 앞에 두고 “18유로가 들었다. 비싸긴 하지만… 크리스마스니까”라고 말한다.
콜마르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다양하다. 슈페츨레, 뮌스티플레트(munstiflette), 사워크라우트 볶음 요리가 9~11유로 선이고, 소시지와 함께 나온 사워크라우트는 13유로다. 잔 다르크 광장(Place Jeanne-d’Arc)의 바라델(Baradel) 매대는 360그램 기준 슈페츨레·양배추·베이컨 볶음을 6유로에 판매하며 가장 저렴한 선택지로 꼽힌다.
달콤한 디저트, 상대적으로 관대한 평가
디저트류는 전반적으로 “감당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사과 사탕(pomme d’amour)은 대부분 3유로 안팎이다. 진저브레드(pain d’épice)는 15유로에 판매되지만, 네 사람이 나눠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솜사탕(barbe à papa) 세 개에 9유로를 지불한 한 은퇴자는 “과하지 않다”며 올해 마켓이 더 넓고 이동이 편해졌다고 평가한다.
콜마르에서는 크레프(crêpe)와 와플(gaufre)이 3~5유로 선이다. 다만 유행을 탄 디저트는 가격이 뛴다. 초콜릿을 입힌 딸기 꼬치는 6.5유로, ‘두바이 스타일’ 피스타치오 딸기는 9유로에 이른다.
관광객 반응, 불만 속에서도 분위기는 호평
파리에서 온 여행객들은 두 도시를 비교하며 “음료는 괜찮지만 샤르퀴트리(charcuterie, 육가공품)는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한다. 콜마르에서 소시송(saucisson) 세 개에 20유로라는 가격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스트라스부르의 브레첼(bretzel)은 3~4유로가 일반적이지만 5유로인 곳도 있다. 밤(marrons chauds) 작은 봉지에 4유로를 냈는데 네 알 정도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파리 여행객들은 분위기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긍정적이다. “환영받는 느낌이고, 보는 즐거움이 크다. 전체적으로 호의와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는 평가다. 콜마르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관광객들은 “우리나라보다 뱅 쇼가 오히려 저렴하고, 타르트 플랑베 맛도 좋다”고 말한다.
상인들의 시선, 비용과 소비 위축 사이
상인들은 가격에 대한 비판을 비용 구조로 설명한다. 스트라스부르 브로글리 광장에서는 판매 자리세만 1,000유로다. 여기에 보안, 조명, 화장실 비용이 포함된다. 특히 상인들은 겨울철 사용하기 불편한 건식 화장실(toilettes sèches)에만 103유로가 든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동시에 마켓이 소시지 위주의 장터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는다.
콜마르의 상인들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 한다. 한 상인의 “도둑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 1년 내내 일하고 싶다”는 말 뒤에는 소비 여력 감소에 대한 체감이 있다. “샌드위치를 반으로 잘라 나눠 먹는 손님이 늘었다. 포크 소비량이 바게트보다 두 배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다”는 관찰은 현재의 경제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낭만의 값어치
알자스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다만 그 낭만에는 분명한 가격표가 붙어 있다. 간단한 간식인지, 하나의 경험인지에 따라 체감은 달라진다. 서서 먹는 타르트 플랑베 한 장이 레스토랑 식사보다 비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간다면, 이 겨울 시장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