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에서 만나는 세련된 미트 다이닝(Meat Dining)
얼마 전부터 스트라스부르의 보주 다리(Pont des Vosges) 일대가 한층 활기를 띠는 이유가 생겼다. 몇 달 전 문을 연 ‘르 쁘띠 비프바 스트라스부르(Le Petit Beefbar Strasbourg)’가 이 지역 미식 지도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차분한 분위기를 품고 있지만, 문을 여는 순간 기대 이상의 디너를 경험하게 된다. 여행 중 특별한 저녁을 찾는 한국 여행객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곳이다.
세련된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공간
이곳은 예전 ‘르 봉 데 보주(Le Pont des Vosges)’가 있던 자리다. 예전의 흔적을 남기면서도 더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감각을 입힌 형태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인물은 이탈리아-모나코 출신의 레스토랑 경영자 리카르도 지라우디(Riccardo Giraudi). 그는 고급육과 개성 있는 다이닝 콘셉트로 잘 알려진 인물로, 스트라스부르에서도 그 감각을 그대로 녹여냈다. 프렌치 비스트로의 친숙한 틀에 국제적인 스타일을 더해 단정하면서도 유연한 미트 다이닝을 선사한다.
런던 건축 스튜디오의 손길이 담긴 인테리어
입구를 지나면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이 눈에 들어온다. 실내는 런던의 건축 스튜디오 네빌 + 네빌(Neville + Neville)이 구성했다. 대리석 테이블, 은은한 조명, 황동 디테일, 푹신한 가죽 벤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급스럽지만 차갑지 않은 분위기를 만든다. 친구와의 편안한 저녁, 비즈니스 런치, 여행자의 느긋한 식사까지 어떤 상황에도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레스토랑의 시각 디자인이다. 메뉴판과 일러스트, 그래픽 요소가 일관된 콘셉트 안에서 구성되어 공간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잡아준다. 식사 외적인 요소까지 정교하게 조율된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
풍성하지만 과하지 않은 시그니처 메뉴들
필자가 이곳에서 직접 맛본 식사의 첫인상은 스트리트푸드 감각을 담은 전채 요리에서 시작했다. ‘므씨유 트뤼프(Monsieur Truffe)’는 소고기 햄과 트러플을 넣은 고급 크로크로, 짜임새 있는 풍미가 특징이다. 아티초크 전채는 단순해 보이지만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별 기대 없이 먹어도 만족도가 높다.
메인 요리에서는 레스토랑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나는 미소 소스를 곁들인 안심 갈비살(onglet)을 선택했고, 동행자는 스테이크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꽃등심(entrecôte)을 골랐다. 고기 굽기 상태는 정확했고, 풍성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양으로 구성됐다. 트러플 소스를 포함한 비프바(Beefbar)의 시그니처 소스들은 고기 맛을 강하지 않게 끌어올린다.
식사의 마지막은 쿠글로프(kougloff)를 이용한 프렌치 토스트 형태의 디저트로 마무리됐다. 계절 과일과 함께 나오는 이 디저트는 따뜻한 식감과 달콤함이 여행의 하루를 기분 좋게 정리해준다.
잘 만든 칵테일도 놓치기 어렵다
이곳의 칵테일은 균형감이 돋보인다. 과하게 달거나 강하지 않으며 식전주로 충분히 적합하다. 여행 일정 중 여유로운 저녁을 열기 위한 한 잔으로도 좋다.
여행 중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고급 미트 다이닝
‘르 쁘띠 비프바 스트라스부르’는 스트라스부르의 새로운 미식 스폿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고급스러움과 편안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은 공간이며,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점심 메뉴는 25유로로 비교적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 공연이 열려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좌석이 빠르게 차는 편이라 이 시간대를 노린다면 예약이 안전하다.
여행 중 ‘조금 특별한 저녁’을 원한다면, 이곳은 충분히 목적지를 바꿔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디자인, 분위기, 요리, 서비스까지 균형감 있게 완성된 공간에서 스트라스부르의 또 다른 맛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Le Petit Beefbar Strasbourg
- 15 quai Koch 67000 Strasbourg
- instagram.com/lepetitbeefbar_strasbou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