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스트라스부르 지방선거
녹색 실험은 계속될까, 아니면 페이지가 넘어갈까
2020년, 스트라스부르 지방정치는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통적으로 좌우 정당이 번갈아 시정을 이끌던 알자스의 수도에서, 녹색당 소속 잔 바르세기앙(Jeanne Barseghian)이 예상을 뒤엎고 시장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도시 최초의 '환경주의자 시장' 중 한 명이라는 상징성은 컸다. 그리고 6년이 흐른 지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스트라스부르는 다시 질문 앞에 서 있다. 이 녹색 실험은 계속될 수 있을까?
| 녹색당 소속의 현 시장 잔 바르세기앙(Jeanne Barseghian) |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현직 시장
최근 공개된 두 차례의 여론조사는 현직 시장에게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Ifop 조사에서는 바르세기앙이 17%, Elabe 조사에서는 16%의 지지율에 그친다. 반면 사회당의 중량급 인사이자 전직 시장인 카트린 트로트만(Catherine Trautmann)은 25~29%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화당의 장필리프 베테(Jean-Philippe Vetter)도 바짝 추격 중이다. 다만 바르세기앙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는 "2020년에도 여론조사는 항상 틀렸다"고 말한다. 실제로 당시 그는 1차 투표에서 경쟁자들을 큰 격차로 앞섰고, 결선에서도 승리를 굳혔다.
상황은 2020년과 다르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조건은 다르다. 2020년은 코로나19 초기로 투표율이 낮았고,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했다. 지금의 바르세기앙은 '도전자'가 아니라 평가 대상인 현직 시장이다. 특히 스트라스부르 정치의 특이점은, 파리나 리옹과 달리 녹색당과 사회당이 단일 전선을 형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트로트만은 2021년 이후 녹색당과 결별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연대를 배제하고 있다.
트램 노르 프로젝트, 상징이 된 논쟁
야권의 공격이 집중되는 지점은 명확하다. 그중 핵심은 트램 노르(Tram Nord) 연장 사업이다. 북부 외곽으로 트램을 확장하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 공간을 늘리는 이 계획은 바르세기앙 시정의 대표 정책이었다. 그러나 2024년 말, 공공조사위원회가 이례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시민 의견의 다수가 자동차 이용 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프로젝트의 균형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생태와 협치를 강조해온 시정으로서는 뼈아픈 장면이었다. 트로트만과 베테는 이를 두고 "독단적이고 교조적인 생태주의"라고 직격한다. 특히 베테는 "트램 사업에서 부정적 의견을 받는 건 거의 불가능한데, 그걸 해낸 게 현 시장"이라며 상징성을 부각시킨다.
| 사회당의 카트린 트로트만(Catherine Trautmann) |
재정 문제, 또 하나의 부담
재정 역시 논쟁거리다. 그랑테스트 회계감사원에 따르면 스트라스부르 시의 부채는 2019년 1억9,400만 유로에서 2023년 3억3,400만 유로로 급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27년에는 4억9,000만 유로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르세기앙은 이에 대해 "애초부터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전제로 한 첫 임기였다"고 반박한다. 학교와 공공건물 개보수, 교통 정책 전환, 환경 인프라 구축이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다음 6년은 '확장'이 아닌 안정과 정리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선택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선거
정치사회학자 세바스티앙 미숑은 이번 선거를 "이제 비판의 국면을 넘어 선택의 국면으로 들어가는 단계"라고 분석한다. 지금까지는 현 시정에 대한 평가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누구를, 어떤 방향으로 지지할 것인가가 분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공화당의 장필리프 베테(Jean-Philippe Vetter) |
스트라스부르 유권자들은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서 있다.
생태 전환이라는 실험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경험 많은 중도좌파 시장에게 도시를 다시 맡길 것인가. 2026년 3월, 스트라스부르의 선택은 프랑스 대도시 정치에서 녹색 정치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