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스 오렌지 와인, 마침내 AOC를 얻다

'마세라시옹 와인', 공식 명칭으로 알자스에 편입

와인 애호가들은 말 그대로 모든 색의 와인을 마신다. 레드와 화이트를 넘어 로제, 내추럴, 그리고 오렌지 와인까지. 최근 알자스(Alsace)에서 오랫동안 논의되던 쟁점 하나가 정리됐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이른바 ‘오렌지 와인’이 이제 알자스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몇 주 전 확정된 변화로, 알자스 와인 규정은 또 한 번 그 폭을 넓혔다.



내추럴 와인의 흐름, 제도 안으로 들어오다

오렌지 와인은 최근 내추럴 와인 열풍과 함께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은 아니다. 정식 명칭은 마세라시옹 와인(Vin de macération)으로, 포도를 껍질째 발효시키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이 양조법의 기원은 조지아(Géorgie)로 거슬러 올라가며, 항아리인 크베브리(Qvevri)에 포도를 넣어 발효하던 전통에서 출발했다.
알자스에서도 이러한 방식의 와인은 오래전부터 소규모로 존재해 왔다. 다만 명확한 법적 지위가 없었고, 라벨에 알자스 AOC를 표기할 수 없었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마세라시옹 방식의 와인도 알자스라는 이름 아래 정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화이트지만 레드처럼 만드는 와인

마세라시옹 와인은 기본적으로 화이트 와인이다. 하지만 양조 과정은 레드 와인과 유사하다. 포도를 압착한 뒤 바로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껍질과 함께 발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색이 짙어지고, 주황빛 또는 호박색에 가까운 톤을 띠게 된다. 동시에 타닌 구조가 형성돼, 입안에서는 가벼운 레드 와인을 연상시키는 질감을 보이기도 한다.
알자스에서는 주로 게뷔르츠트라미너(Gewurztraminer)와 피노 그리(Pinot Gris)가 오렌지 와인에 사용된다. 향이 풍부하고 구조감이 있는 품종 특성이 마세라시옹 방식과 잘 맞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스타일의 와인은 라벨에 ‘알자스’ 표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뱅 드 마세라시옹(Vin de macération)’이라는 문구를 반드시 병기해야 한다.


이미 널리 퍼진 선택지

사실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 많은 알자스 생산자들이 최소 한 종 이상의 오렌지 와인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다. 젤랑베르(Zellenberg)의 에드몽 랑츠(Edmond Rentz), 리보빌레(Ribeauvillé)의 클로 리보(Clos Liebau), 도멘 뒤 레뵈르(Domaine du Rêveur), 파펜하임(Pfaffenheim)의 피에르 프리크(Pierre Frick), 바랭(Bas-Rhin)의 리덴라우프(Lidenlaub) 등은 이 스타일을 꾸준히 선보여온 대표적인 사례다.
소규모 생산자뿐 아니라 대형 유통을 염두에 둔 메이커들까지 오렌지 와인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은, 이 스타일이 더 이상 주변부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번 AOC 인정은 이미 존재하던 현실을 제도가 뒤따라간 결과에 가깝다.


알자스는 전통적인 품종과 엄격한 원산지 개념으로 알려진 산지다. 동시에 변화에 대한 수용력도 꾸준히 증명해 왔다. 오렌지 와인의 AOC 편입은 알자스가 하나의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표현을 존중하는 산지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준다. 색이 늘어났다고 정체성이 흐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알자스라는 이름이 담을 수 있는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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