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영철도회사 SNCF가 저가 고속철 서비스 '위고(Ouigo)' 노선을 대폭 확대한다. 고속철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철도 이용 문턱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향후 프랑스 철도 시장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한다. 한국 여행객에게도 장거리 이동 선택지가 넓어지는 셈이다.
SNCF는 위고(Ouigo)를 통해 2030년까지 프랑스 고속철 시장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열차 운행 횟수와 좌석 공급, 차량 편성을 각각 30% 늘린다는 계획이다. 저가 요금을 앞세워 기존 철도 이용객뿐 아니라 비용 부담 때문에 기차를 선택하지 않았던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경쟁 사업자의 시장 진입에 대응하는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026년 12월부터 운행될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마르세유(Marseille)' 간 위고 고속열차 신설이다. 하루 한 차례 왕복하며 소요 시간은 약 6시간이다. 콜마르(Colmar), 뮐루즈(Mulhouse), 벨포르-몽벨리아르(Belfort-Montbéliard), 브장송 프랑슈콩테(Besançon Franche-Comté), 디종 빌(Dijon Ville), 리옹 파르디외(Lyon Part-Dieu), 아비뇽(Avignon),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등에 정차한다. 알자스 지역에서 지중해 연안까지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광 동선이 크게 단순해진다.
노선 재편도 함께 이뤄진다. '낭시(Nancy)–니스(Nice)' 간의 '이누이(TGV Inoui)'는 운행을 종료하고, 대신 낭시에서 마르세유로 향하는 이누이 티제베가 주말과 여름·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에 운행된다. 수요가 많은 구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다.
파리(Paris)–보르도(Bordeaux) 축에는 기존 고속철과 다른 ‘위고 클래식 열차(Train classique)’가 추가된다. 2026년 봄부터 주말 중심으로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행하며, 레조브레(Les Aubrais), 생피에르데코르(Saint-Pierre-des-Corps), 퓌튀로스코프(Futuroscope), 푸아티에(Poitiers), 앙굴렘(Angoulême)을 경유한다. 소요 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다. 고속철보다 느리지만 요금이 낮아 장기 여행자나 배낭여행객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파리–스트라스부르 구간에도 저가의 위고(Ouigo) 고속열차가 하루 한 차례 추가된다. 기존 왕복 두 차례에 더해 총 세 차례로 늘어나며, 메스(Metz), 낭시, 샹파뉴아르덴(Champagne-Ardenne)에 정차한다. 알자스 지방 접근성이 한층 개선되는 셈이다.
이 같은 확대에 맞춰 위고(Ouigo) 차량은 2027년까지 38편성에서 50편성으로 늘어난다. SNCF는 신규 저가 열차가 기존 이누이 차량을 전환한 것이 아니라 차세대 고속열차 티제베 엠(TGV M) 도입으로 확보된 여유분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티제베 엠은 2026년 7월부터 파리–마르세유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다만 저가 서비스 비중 확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프랑스 교통 이용자 단체 연합은 위고(Ouigo) 확대가 기존 이누이(TGV Inoui) 노선을 대체하면서 정기권·할인카드 이용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10년간 이누이(TGV Inoui) 좌석 공급이 감소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SNCF는 위고(Ouigo) 이용객 절반은 원래 기차를 타지 않았던 새로운 수요라며, 철도 이용 확대와 자동차 이용 감소라는 긍정적 효과를 강조한다.
여행자 관점에서는 선택지가 분명히 넓어진다. 저렴한 요금으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지고, 직통 노선 증가로 환승 부담도 줄어든다. 특히 알자스에서 프로방스, 파리에서 대서양 연안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노선은 프랑스 일주 일정 구성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철도가 ‘고속·프리미엄’ 중심에서 ‘다층적 가격 구조’로 이동하는 흐름이 프랑스 여행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