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없는 마을(Communes sans candidats)의 확산
어제 완료된 2026년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알자스의 프렐랑(Fréland) 마을과 같이 '후보자 전무' 사태를 겪고 있는 소도시들의 현황은 프랑스 민주주의의 풀뿌리 조직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를 보여준다.
| 프렐랑(Fréland) 마을 입구 |
프랑스 내무부와 시장협회(AMF)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0명 미만의 소규모 지자체에서 후보 등록이 마감 시한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매 선거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 알자스 및 그랑데스트 지역: 프렐랑 외에도 보주(Vosges) 산간 지역이나 오트마른(Haute-Marne) 등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여러 마을에서 단일 명단조차 구성하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곳들이 보고되고 있다.
- 전국적 현상: 2020년 선거 당시에도 1차 투표에서 후보가 없었던 마을이 약 100여 곳에 달했으며, 2026년 현재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왜 아무도 시장을 하려 하지 않는가?
소도시 시장직이 기피 대상이 된 데에는 몇 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 과도한 책임과 낮은 보상: 소도시 시장은 사실상 '봉사직'에 가깝다. 보수는 적은 반면, 마을의 크고 작은 분쟁 해결부터 행정 책임, 법적 의무까지 모두 시장 개인이 짊어져야 한다.
- 행정의 복잡성: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환경 규정, 디지털 행정 도입, 중앙 정부의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해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이 시장직을 수행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 일상적인 비난과 폭력: 최근 몇 년간 프랑스에서는 시장을 향한 언어적·물리적 폭력이 급증했다. "욕만 먹고 책임만 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현직 시장들도 대거 연임을 포기하고 있다.
후보가 없을 때의 행정 절차
프렐랑의 사례처럼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단계가 진행된다.
- 1단계: 특별 위원회 - 주지사가 임명한 3명의 위원이 임시로 마을 행정을 관리한다.
- 2단계: 보궐 선거 - 수개월 내에 다시 후보를 모집하여 선거를 실시한다.
- 3단계: 지자체 합병 - 끝내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인근 큰 도시나 옆 마을과 강제로 합병(Commune nouvelle)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정부의 대책 논의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지방 자치 실종' 사태를 막기 위해 시장의 권한을 강화하거나, 법적 보호를 확대하고, 소도시 시장의 수당을 인상하는 등의 대책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후보난'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