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 ‘라르시펠(L’Archipel)’

도시 전경과 함께 즐기는 현대적인 프렌치 요리

프랑스 알자스의 중심 도시 스트라스부르에는 특별한 전망을 가진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라르시펠(L’Archipel)'이다. 이곳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레스토랑으로, 식사와 함께 스트라스부르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2022년 12월 문을 연 이 레스토랑은 현대적인 건물이 모여 있는 와켄(Wacken) 지구의 고층 빌딩 상층부에 위치한다. 사실상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식당으로 꼽히며,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덕분에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최근 새로운 메뉴가 공개되면서, 이 레스토랑의 주방을 이끄는 셰프 '가리 보(Garry Baud)'의 요리 철학과 경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욕에서 시작된 셰프의 경력

가리 보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경력만 놓고 보면 상당히 화려한 셰프다. 그는 프랑스 라로셸(La Rochelle)에 있는 라 길브레트(La Guilbrette) 레스토랑에서 셰프 '장필립 라세르(Jean-Philippe Lasserre)'에게 요리를 배우며 기본기를 익혔다. 이 시기부터 '재료를 존중하는 요리', '성실함과 인내', '장인의 자세' 같은 가치가 그의 요리 철학의 중심이 됐다.



2004년, 17세의 나이에 그는 영어도 거의 하지 못한 채 뉴욕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첫 본격적인 요리 경험을 시작한다. 그가 일했던 곳은 맨해튼(Manhattan)의 유명 레스토랑 '라 굴루(La Goulue)'였다. 이 레스토랑은 영화, 스포츠, 문화계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리 보는 이곳에서 애슈턴 커처(Ashton Kutcher), 장 르노(Jean Reno), 아놀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데미 무어(Demi Moore), 나탈리 포트만(Natalie Portman) 같은 유명 인사를 위해 요리를 만들었다. 또한 존 레논(John Lennon)의 아내로 알려진 요코 오노(Yoko Ono)의 식사를 거의 매일 준비하기도 했다. 젊은 요리사에게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 ‘라르시펠(L’Archipel)’


알자스에서 완성된 요리 철학

뉴욕 경험 이후 그는 2007년 프랑스 앙굴렘(Angoulême)으로 돌아가 다시 자신의 스승이 있던 주방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알자스로 이동해 위느 플뢰르 데 샹(Une Fleur des Champs)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다. 현재는 문을 닫은 이 레스토랑에서 그는 '매크로비오틱 요리(macrobio­tique)'를 접하게 된다. 이 요리는 가공을 최소화한 식재료와 제철 식재료, 지역 농산물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경험은 그에게 재료를 다루는 방식과 맛의 균형, 그리고 요리 기술을 한층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스트라스부르 최고층 레스토랑의 주방을 맡다

이후 그는 스트라스부르의 한 유명 고급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약 10년에 걸쳐 경력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총괄 셰프 자리까지 올라섰다. 라르시펠이 문을 열기 전, 레스토랑 운영팀은 이 경험을 높이 평가해 가리 보에게 주방 운영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그는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의 주방을 이끄는 셰프가 됐다. 현재 그는 팀과 함께 점심과 저녁 서비스는 물론 연회, 칵테일 행사, 조식까지 운영하며 연간 7만 명 이상의 손님에게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단순하지만 정교한 요리

가리 보가 추구하는 요리는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요리'다. 그는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중심으로 요리를 만들며,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러 가지 조리 방식과 온도를 활용해 재료의 특징을 살리고, 때로는 아시아 요리나 이탈리아 요리의 요소를 가볍게 더해 새로운 조화를 만든다. 그의 요리 철학은 프랑스 요리의 거장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의 전통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라 퀴진 모데른(La Cuisine Moderne), 르 레페르투아르 드 라 퀴진(Le Répertoire de la Cuisine) 같은 고전 요리서를 참고하며 기본 원칙을 지켜 나간다.

 


라르시펠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

라르시펠 메뉴에는 다양한 프렌치 요리가 준비돼 있다. 예를 들어 피스타치오를 곁들인 소고기 타르타르, 문어 카르파초,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 같은 메뉴가 대표적이다.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는 조리 방식이 특징이다.

 

레스토랑의 주방은 오픈 키친 형태로 운영된다. 손님이 요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방 팀은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작업한다. 불필요한 소음을 줄이고, 각 요리 과정을 서두르지 않으며 차분하게 완성하는 것이 이곳의 방식이다.




좋은 요리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가리 보가 가장 자주 강조하는 단어는 ‘시간’이다. 그는 좋은 요리는 빠르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소스와 육수, 각종 조리 과정은 직접 준비해야 하며, 완성도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그는 통조림이나 완제품 소스를 사용하는 방식은 지양한다. 실제로 이런 방식 때문에 이전에 일하던 레스토랑을 떠난 경험도 있다고 한다.

현재 그는 프랑스 요리 전문가 협회인 '아카데미 퀼리네르 드 프랑스(Académie Culinaire de France)'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요리 단체로, 프랑스 요리 전통을 계승하는 셰프들이 참여하는 조직이다.

 


스트라스부르 여행에서 특별한 식사 경험

라르시펠은 도시 전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전망, 그리고 경험 많은 셰프가 선보이는 정교한 프렌치 요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스트라스부르 여행에서 조금 특별한 미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레스토랑인 라르시펠(L’Archipel)은 충분히 방문해 볼 만한 장소다.


L'Archi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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