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직전, 등록이 취소됐다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 대학교(Université de Strasbourg)가 최근 비유럽연합 출신 유학생들을 대거 제적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졸업을 몇 주 앞둔 석사 과정 학생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3월 말, 추가로 47명의 학생이 제적 통보를 받았다. 학교 측은 이들이 인상된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해당 금액은 3,941유로로, 유럽연합(EU) 외 국가 출신 학생에게 적용되는 별도 등록금이다.
2019년 규정, 2023년부터 본격 적용
이 등록금 인상은 2019년 마련된 국가 규정에서 비롯됐다. 유럽연합 외 국가 출신 학생에게 더 높은 등록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는 2023-2024학년도부터 이를 본격 적용했다. 다만 학사 과정(licence) 학생에게는 일부 면제가 있었고, 이번 제적은 대부분 석사 과정 학생에게 해당된다. 제적 통보는 3월 31일, 대학 총장 명의의 서한으로 전달됐다. 학교 측은 등록금 미납을 공식 사유로 밝혔다.
“몇 주 뒤면 졸업인데…”
스트라스부르 정치대학(Sciences Po Strasbourg)의 사회학 교수 엘자 랑보(Elsa Rambaud)는 상황을 “절대적으로 파국적”이라고 표현했다. 10개 단체가 참여한 공동 노조를 대표해, 졸업을 눈앞에 둔 학생들이 행정 조치로 학적을 잃는 현실을 비판했다. 이미 2025년 말에도 37명이 제적된 바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물결이다. 일부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제적된 뒤 소식이 끊겼다고 전해진다.
3,941유로, 누군가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
해당 금액은 북아프리카 마그레브 지역이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학생들에게 특히 큰 부담이 된다. 프랑스 체류비와 생활비에 더해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이 등록금 면제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동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들은 성적과 자격을 바탕으로 선발됐고, 7개월 이상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업을 이어왔다”며 “이번 행정 결정은 사실상 배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국제성과 인도주의 전통을 자랑해온 대학의 가치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학생들 모금, 학교는 “법 적용”
정치대학 석사 과정에서는 6명의 학생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첫 학기를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동료 학생들은 온라인 모금을 열어 등록금을 돕고 있다. 반면 대학 측은 “법을 적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2월에 이미 납부 기한을 연장해주었고, 공동 노조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일정 조율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반박했다. 이후 4월 8일, 양측은 결국 공식 면담을 갖게 됐다.
2천 명 넘게 서명한 청원
공동 노조는 제적 철회와 재등록을 요구하는 청원을 시작했다. 4월 2일 기준 2천 명 이상이 서명했다. 요구 사항은 명확하다. 제적된 학생의 즉각 복학과, 이른바 ‘비유럽권 학생’ 등록금을 다른 학생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하라는 것이다. 엘자 랑보 교수는 차등 등록금 제도를 “국적 우선주의와 금전적 선별 논리에 따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돈이 기준이 되는 선발 방식은 대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프랑스 유학,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이번 사안은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인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특히 유럽연합 외 국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국 학생도 동일한 제도의 적용 대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학은 여전히 학문적 매력과 국제적 명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등록금 정책과 행정 절차는 해마다 변하고 있다. 유학을 계획한다면 학비 구조, 면제 제도, 납부 기한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졸업을 앞둔 학생이 학적을 잃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등록금 문제가 아니라, 국제 교육의 방향과 대학의 역할을 다시 묻는 사건으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