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한 병을 고르는 기본 원칙 14가지

와인 한 병을 고르는 기본 원칙 14가지

어떤 와인을 사야 할까? 언제가 적절할까? 좋은 거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와인 병에 투자해야 할까? 아래는 와인을 현명하게 고르기 위한 14가지 기본 원칙이다.




1. 숙성 잠재력이 없는 와인을 쌓아둘 필요는 없다.

젊을 때 마셔야 하는 와인(로제,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등)은 오래 보관할 가치가 없다.


2. 숙성 잠재력이 클수록 더 많이 구입할 수 있다.

생 쥘리앵(Saint-Julien), 포이약(Pauillac), 방당주 타르디브(Vendanges Tardives), 뱅 존(Vin Jaune), 샤토뇌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고급 부르고뉴(Grands Bourgognes) 등은 10년의 세월도 거뜬히 견딘다.


3. 빈티지(Millésime)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빈티지는 숙성 가능성을 나타내지만, 덜 평가받은 해의 와인은 다른 해의 와인이 절정에 이르기 전까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게다가 더 빨리 맛이 안정된다.


4. 주기적으로 숙성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올 것이다.

예를 들어 3년에 한 번씩 시음할 수도 있다. 결국 남은 마지막 한 병 앞에서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이다. 혹은, 필자처럼 그 마지막 병을 너무 아끼다가 결국 셀러 속에서 지나치게 숙성시키거나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것이 애주가의 딜레마다.


5. 너무 저렴한 상자 단위 와인은 반드시 맛을 보고 나서 구입하라.

물론 겨울철에 뱅쇼(vin chaud, 따뜻한 와인)로 써도 되지만, 그렇게 마시기 위해 와인을 사는 것은 그리 매력적인 발상은 아니다.


6.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감각을 길러라.

뉘-생-조르주(Nuits-Saint-Georges) 한 병이 45유로라면 보통 실패할 일은 없지만, 2005년에 ‘세계 최고의 와인’으로 선정된 와인은 도뮈스 막시무스(Domus Maximus) 2000, 아오세 미네르부아 라 리비니에르(AOC Minervois la Livinière)의 도멘 마사미에 라 미냐르드(Domaine Massamier la Mignarde, 페피외(Pépieux), 오드(Aude) 지역)였다. 공식 선정 이전에는 약 20유로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매우 비싸졌다.


7. 와인을 자주 즐긴다면 보관 공간을 확보하라.

식사 때마다 한두 잔을 마시거나, 친구들과 자주 식사 모임을 열거나, 일부 와인을 숙성시키고자 한다면 180~300병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고려해야 한다.


8. 조화를 잊지 말라.

피자에 코트 로티(Côte-Rôtie)는 어울리지 않는다. 일상적인 마실 와인이라면, 뛰어난 코트 뒤 론(Côtes du Rhône)도 훌륭한 선택이다.


9. 부르고뉴에는 뽐마르(Pommard)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브리(Givry), 라두아(Ladoix) 등 가성비가 뛰어난 놀라운 와인들이 있다. 이 원칙은 다른 모든 산지에도 적용된다.


10. 일반적으로 흰 와인이 붉은 와인보다 더 오래 숙성된다.

이는 의외이지만 경험적으로 사실이다.


11. 이제 프랑스에서 ‘형편없는 와인’을 찾기조차 어렵다.

그래도 셀러에는 그런 와인 한 병쯤은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누구나 와인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언젠가 그 와인이 희귀해져 큰 가치를 지닐지도 모른다.


12. 시간이 지나면 위의 목록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취향에 맞게 조정하고, 즉흥적으로 선택하라. 만약 ‘함께 즐기는 셀러’를 선호한다면 메독(Médoc), 그라브(Graves), 에르미타주(Hermitage)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혹은 수량보다 품질을 중시하여 리슬링(Riesling), 샤사뉴-몽라셰(Chassagne-Montrachet), 포므롤(Pomerol), 소테른(Sauternes), 그랭 노블(Grains Nobles) 등 고급 와인에 집중할 수도 있다. 정제된 셀러, 소박한 셀러, 혹은 그 중간 형태까지 모든 방식이 가능하다. 오히려 각 스타일을 조화롭게 섞는 편이 가장 이상적일 수 있다.


13. 크다고 해서 나쁘지 않다.

기갈(Guigal), 샤푸티에(Chapoutier), 자불레(Jaboulet)처럼 애호가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들이 있다. 이들은 꾸준한 품질을 보장한다. 일부 대형 그룹은 여러 산지를 포괄하며, 협동조합처럼 소규모 생산자들로부터 포도를 구입한다. 재배와 수확 시기 등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고, 이후 와인 제조를 이어받아 완성한다. 숙련된 오놀로그(œnologue, 와인 양조 전문가)들이 이를 관리하므로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14. 알자스(Alsace)에 산다면, 뛰어난 와인을 자전거로도 찾아갈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굳이 그 기회를 놓칠 이유가 있을까? 어쩌면 셀러를 오직 알자스 와인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물론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지만.)




보너스: 대형마트에서 살까, 와인 상점에서 살까?

와인을 구입하는 방식은 상황과 예산에 따라 달라진다. 대형마트는 다양한 와인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판매하지만, 그 방대한 선택지는 전문가의 조언이 없을 경우 오히려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반면 와인 상점(카비스트, Caviste)은 보다 개인화된 구매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와인에 대한 열정을 지닌 전문가로, 신중하게 선별된 와인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취향, 준비 중인 음식, 혹은 와인을 구입하려는 특별한 목적에 맞추어 조언해준다. 특히 와인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들의 전문성이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선택은 개인의 필요에 달려 있다. 일상적인 소비나 원하는 와인을 이미 알고 있을 때는 대형마트가 더 편리하다. 그러나 특별한 와인을 찾거나, 맞춤형 조언을 원한다면 와인 상점이 훨씬 적합하다. 와인 상점에서는 구매뿐 아니라, 와인을 알아가고 즐기는 전 과정에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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